위쳐 시즌 4 (The Witcher Season 4) 새로운 얼굴의 하얀 늑대와 피로 맺어진 한자 결성

대륙을 휩쓴 전쟁의 화마는 사그라들기는커녕 더욱 거세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타네드 섬의 반란 이후 뿔뿔이 흩어진 게롤트와 예니퍼 그리고 시리는 각자의 위치에서 생존을 위한 처절한 사투를 벌입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위쳐 시즌 4는 시리즈의 가장 큰 분기점이자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작품입니다 무엇보다 지난 세 번의 시즌 동안 리비아의 게롤트 그 자체로 살아숨쉬었던 헨리 카빌이 하차하고 리암 헴스워스가 새로운 하얀 늑대로 합류하며 팬들의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받고 있습니다 원작 소설 불의 세례를 바탕으로 전개되는 이번 시즌은 게롤트가 시리를 찾기 위해 뜻을 함께하는 동료들을 모아 결사대인 한자를 결성하는 과정을 중점적으로 다룹니다

이전 시즌까지가 게롤트라는 고독한 영웅이 가족을 만드는 과정이었다면 시즌 4는 그 가족을 지키기 위해 피 섞이지 않은 타인들과 연대하고 우정을 쌓아가는 로드 무비의 형식을 띱니다 전쟁으로 황폐해진 대륙을 가로지르며 게롤트는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뱀파이어와 적국 닐프가드의 기사 그리고 숲의 명사수 등 독특한 이력을 지닌 인물들과 함께합니다 또한 쥐떼라 불리는 도적단에 합류하여 잔혹한 살인귀로 변모해가는 시리의 어두운 서사는 이야기에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습니다 배우 교체라는 거대한 리스크를 안고 출발하지만 원작에서 가장 사랑받는 파티원들이 대거 등장하며 새로운 재미를 예고하는 위쳐 시즌 4의 이야기를 미리 만나보겠습니다

브로킬론의 치유와 고집스러운 하얀 늑대의 새로운 여정

타네드 섬에서 빌게포츠에게 처참한 패배를 당하고 척추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은 게롤트는 브로킬론 숲으로 옮겨져 드라이어드들의 보살핌을 받습니다 하지만 시리가 위험에 처해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그는 몸이 채 회복되기도 전에 숲을 떠나려 고집을 피웁니다 드라이어드의 수장 에트나는 그런 게롤트에게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만류하지만 게롤트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습니다 이때 게롤트의 곁을 지키며 그를 돕는 새로운 조력자가 등장합니다 바로 인간이지만 드라이어드들과 함께 살아가는 명사수 밀바입니다 퉁명스러운 말투와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누구보다 뛰어난 활 솜씨와 숲 지리 지식을 갖춘 그녀는 게롤트의 무모한 여정에 동참하게 됩니다

게롤트와 밀바 그리고 끝까지 게롤트를 따라나선 음유시인 야스키에르는 전쟁으로 인해 피난민들이 넘쳐나는 위험한 길을 떠납니다 닐프가드 군대와 북부 왕국 군대 그리고 탈영병들과 도적떼가 뒤엉킨 무법천지 속에서 그들은 끊임없이 위협을 받습니다 게롤트는 몸이 성치 않아 예전만큼의 검술을 발휘하지 못해 고전하기도 하지만 밀바의 신기에 가까운 활 솜씨 덕분에 위기를 모면합니다 이 과정에서 게롤트는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하고 동료에게 의지하는 법을 조금씩 배워갑니다 그들은 단순히 시리를 찾기 위해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이 인간성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목격하며 고뇌에 잠깁니다 불타는 마을과 학살당한 사람들을 보며 게롤트는 중립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세상이 도래했음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뱀파이어 레지스와 닐프가드인 카히르가 합류한 기묘한 원정대

여정 도중 게롤트 일행은 묘지 근처의 오두막에서 기이한 인물과 조우하게 됩니다 약초와 의술에 통달한 이발사 레지스입니다 그는 게롤트의 부상을 치료해주고 독한 맨드레이크 술을 나눠 마시며 철학적인 대화를 나눕니다 레지스는 겉보기에는 평범한 학자 같지만 사실은 인간보다 훨씬 더 오래 산 상급 뱀파이어였습니다 위쳐인 게롤트는 본능적으로 그의 정체를 눈치채고 경계하지만 레지스가 보여주는 지혜와 인간적인 면모에 점차 마음을 열게 됩니다 괴물을 사냥하는 위쳐와 괴물인 뱀파이어가 친구가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이번 시즌의 가장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레지스는 게롤트에게 단순한 조력자를 넘어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며 시리를 찾는 여정에 깊이를 더합니다

여기에 또 한 명의 예상치 못한 인물이 합류합니다 바로 시리의 악몽이자 신트라 멸망의 주범으로 알려진 닐프가드의 기사 카히르입니다 그는 닐프가드 황제 에미르의 명령을 어기고 도망자 신세가 되어 게롤트의 뒤를 쫓고 있었습니다 처음에 게롤트는 카히르를 보자마자 죽이려 들며 적개심을 드러냅니다 시리를 납치하려 했던 장본인인 그를 용서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카히르는 자신이 시리를 사랑하고 있으며 그녀를 돕고 싶다는 진심을 호소합니다 게롤트는 그를 받아들이지 않고 쫓아내지만 카히르는 끈질기게 일행의 뒤를 따르며 그들이 위험에 처할 때마다 나타나 도움을 줍니다 결국 게롤트는 카히르의 진정성을 확인하고 그를 동료로 받아들입니다 이로써 위쳐와 뱀파이어 닐프가드 기사와 명사수 그리고 음유시인이라는 전대미문의 조합인 게롤트 원정대 일명 한자가 완성됩니다

쥐떼가 된 팔카와 타락해가는 시리의 영혼

게롤트가 동료들과 유대를 쌓아가는 동안 시리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코라스 사막에서 살아남은 시리는 쥐떼라 불리는 젊은 도적단에 합류하여 팔카라는 가명을 쓰고 범죄를 일삼습니다 처음에는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검을 들었지만 점차 살인과 약탈이 주는 쾌감과 힘에 취해갑니다 쥐떼의 멤버들은 전쟁 고아들로 귀족과 부자들에 대한 증오로 뭉친 이들이었으며 시리 역시 그들과 동화되어 자신의 신분을 잊고 타락의 늪으로 빠져듭니다 그녀는 더 이상 누군가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공주가 아니라 적의 목을 베고 조롱하는 잔혹한 전사가 되어갑니다

시리의 이러한 변화는 그녀를 추적하는 현상금 사냥꾼 레오 본하트의 등장으로 더욱 극적인 국면을 맞이합니다 잔혹하기로 소문난 본하트는 시리를 잡기 위해 쥐떼의 뒤를 바짝 쫓습니다 시리는 쥐떼 멤버들과 어울리며 잠시나마 소속감을 느끼고 외로움을 달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게롤트와 예니퍼에 대한 그리움과 죄책감이 남아 있습니다 그녀는 밤마다 악몽을 꾸며 괴로워하면서도 낮에는 잔인한 도적의 얼굴을 하고 살아갑니다 시리의 타락은 그녀가 가진 고대 혈통의 힘이 긍정적인 방향이 아닌 파괴적인 방향으로 발현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안타까움을 자아냅니다 게롤트가 그녀를 구원하기 위해 다가오는 동안 시리는 스스로 파멸의 길로 걸어 들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마법사들의 새로운 질서와 예니퍼의 고군분투

타네드 섬의 붕괴 이후 마법사 사회는 궤멸적인 타격을 입었습니다 생존한 여마법사들은 필리파 에일하트의 주도 아래 로지 오브 소서리스라는 비밀 결사체를 조직합니다 이들은 왕들의 간섭을 배제하고 마법사들이 대륙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웁니다 예니퍼는 이 모임에 강제로 합류하게 되지만 그녀의 목적은 오직 하나 시리를 찾아 보호하는 것뿐입니다 로지의 멤버들은 시리를 이용해 정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고 예니퍼는 그들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정보를 빼내려 합니다

예니퍼는 시리가 쥐떼와 함께 있다는 소문을 듣고 그녀를 구출하기 위해 독자적인 행동을 개시합니다 그녀는 마법을 사용하여 시리의 위치를 파악하려 하지만 강력한 마법적인 방해로 인해 어려움을 겪습니다 한편 닐프가드의 황제 에미르는 가짜 시리를 내세워 신트라의 정통성을 확보하려 하고 이에 반발하는 북부 왕국들은 전쟁 준비에 박차를 가합니다 예니퍼는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게롤트와 합류하기 위해 그리고 시리를 마법사들의 음모로부터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그녀의 모성애는 더욱 강해졌으며 시리를 위해서라면 세상 모든 마법사와 척을 질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이 밑으로는 드라마의 결말에 대한 결정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직 드라마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야루가 강 다리의 전투와 리비아의 게롤트 기사 서임

게롤트의 한자 일행은 시리를 찾기 위해 남쪽으로 향하던 중 야루가 강에서 리리아의 여왕 메브가 이끄는 군대와 닐프가드 군대 사이의 치열한 전투에 휘말리게 됩니다 원래 게롤트는 전쟁에 개입할 생각이 없었지만 강 건너편으로 가기 위해서는 다리를 확보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닐프가드 군의 파상공세에 메브 여왕의 군대가 밀리기 시작하고 다리가 점령당할 위기에 처하자 게롤트와 카히르는 본능적으로 검을 뽑아 듭니다 두 사람은 좁은 다리 위에서 수많은 닐프가드 병사들을 막아내며 초인적인 무력을 과시합니다

게롤트와 카히르의 활약 덕분에 전세는 역전되고 메브 여왕의 군대는 승리를 거둡니다 전투가 끝난 후 부상을 입은 메브 여왕은 자신의 군대를 구해준 낯선 백발의 검사에게 감사를 표하며 즉석에서 그를 기사로 서임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평생을 사회의 아웃사이더이자 돌연변이로 살아왔으며 리비아 출신이 아님에도 리비아의 게롤트라는 이름을 사용했던 그가 진짜로 리비아의 기사 작위를 받게 된 것입니다 게롤트는 이 상황을 씁쓸해하면서도 받아들입니다 이 전투는 게롤트와 카히르가 진정한 전우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며 한자 일행의 결속력을 더욱 단단하게 만듭니다

드라마의 마지막은 기사가 된 게롤트가 동료들과 함께 다시 시리를 찾아 떠나는 모습과 본하트에게 쫓기며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시리의 모습을 교차하며 끝을 맺습니다 한자는 이제 단순한 추적대가 아니라 서로를 위해 목숨을 걸 수 있는 가족이 되었고 그들의 앞에는 더 큰 시련과 강력한 적들이 기다리고 있음을 암시하며 시즌 4는 막을 내립니다

리암 헴스워스의 도전과 로렌스 피시번의 압도적인 존재감

이번 시즌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게롤트 역의 리암 헴스워스였습니다 헨리 카빌의 그늘이 워낙 짙었기에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리암 헴스워스는 자신만의 해석으로 조금 더 날카롭고 고뇌하는 게롤트를 그려내려 노력했습니다 헨리 카빌이 묵직하고 과묵한 돌연변이의 느낌이었다면 리암 헴스워스는 육체적인 고통과 정신적인 피로에 시달리는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했습니다 물론 목소리 톤이나 분위기에서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강도 높은 액션 씬을 소화해 내는 피지컬과 눈빛 연기는 합격점을 줄 만합니다 앞으로 시즌이 거듭될수록 그만의 게롤트가 완성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레지스 역을 맡은 로렌스 피시번은 명불허전의 연기력을 선보였습니다 지적이면서도 미스터리한 고위 뱀파이어의 품격을 완벽하게 표현해 내며 게롤트와의 케미스트리를 이끌었습니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철학적인 대사들을 깊이 있는 목소리와 표정으로 소화하여 극의 무게중심을 잡아주었습니다 시리 역의 프레이야 앨런은 타락해가는 캐릭터의 양면성을 훌륭하게 연기했습니다 살인을 즐기는 광기 어린 모습과 그 이면에 숨겨진 두려움을 오가는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배우 교체라는 악재를 딛고 써 내려간 매력적인 모험 활극

위쳐 시즌 4는 주연 배우 교체라는 시리즈 최대의 위기 속에서 출발했지만 원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챕터인 한자의 결성을 다루며 이야기의 재미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게롤트 혼자만의 싸움이 아닌 개성 강한 동료들과의 팀플레이가 돋보였으며 각 캐릭터가 가진 사연과 매력이 잘 어우러졌습니다 특히 전쟁이라는 거대한 비극 속에서 피어나는 우정과 연대는 판타지 드라마 이상의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헨리 카빌의 빈자리를 완전히 메우기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시청자들이 새로운 얼굴에 익숙해지는 데는 진입 장벽이 존재하며 일부 장면에서는 전임자의 그림자가 아른거리기도 합니다 또한 원작의 방대한 분량을 압축하는 과정에서 전개가 다소 급하게 느껴지는 부분이나 쥐떼 에피소드의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폭력 수위는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쳐 시즌 4는 멈추지 않는 운명의 수레바퀴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아가는 여정을 흥미롭게 그려냈으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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