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했던 뉴욕에서의 기억을 뒤로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결국 그녀를 자신의 손으로 제거해야 했습니다. 넷플릭스 너의 모든것 (You) 시즌1이 조 골드버그의 충격적인 승리로 끝났다면 시즌2는 그에게 날아든 과거의 반격으로 시작합니다. 죽은 줄 알았던 전 여자친구 캔디스가 버젓이 살아 돌아와 그의 서점에 나타난 것입니다. 모든 것이 완벽했던 조의 세계는 순식간에 무너집니다.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뉴욕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그가 선택한 도피처는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가장 혐오하는 도시 로스앤젤레스 LA입니다. 너의 모든것 시즌2는 이 새로운 도시에서 '윌 베텔하임'이라는 새 이름으로 살아가려는 조의 처절한 노력을 그립니다. 하지만 과연 본성은 바뀔 수 있을까요. 사랑이라는 이름의 광기는 장소와 이름이 바뀐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일까요. 넷플릭스 너의 모든것 시즌2는 조가 새로운 낙원에서 또 다른 운명 '러브 퀸'을 만나며 벌어지는 더욱 예측 불가능한 스릴러입니다.
LA로 도망친 남자 윌 베텔하임이 되다
조는 과거를 완벽하게 지우기 위해 '윌 베텔하임'이라는 인물의 신분을 훔칩니다. 그는 지옥 같던 뉴욕을 벗어나 정반대의 도시 LA에 정착합니다. LA 특유의 가식적이고 건강에 집착하는 문화를 경멸하면서도 그는 살아남기 위해 그곳에 스며듭니다. 그는 '애나브린'이라는 고급 유기농 마트의 서점 코너에 취직합니다. 애나브린(Anavrin)은 '천국(Nirvana)'의 철자를 거꾸로 쓴 것으로 이곳이 조에게 결코 천국이 될 수 없음을 암시합니다. 조는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다짐합니다. 더 이상 집착하지 않고 더 이상 사람을 해치지 않겠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의 본능은 새로운 환경에서도 어김없이 고개를 듭니다. 그는 이웃에 사는 십 대 소녀 엘리를 위험에서 구한다는 명목으로 그녀를 위협하는 유명 코미디언 헨더슨을 미행하기 시작합니다. 헨더슨이 엘리에게 마약을 먹이고 성적으로 착취하려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조는 결국 헨더슨을 살해하고 맙니다. '보호'라는 이름으로 저지른 또 한 번의 살인이었습니다. 또한 조는 신분을 훔친 진짜 윌 베텔하임을 처리하기 위해 LA 외곽에 또다시 거대한 유리 감옥을 설치합니다. 그는 뉴욕에서와 똑같은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정리'하기 시작합니다. 그의 새로운 시작이라는 다짐은 LA에 도착하자마자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운명적 사랑 '러브'와 돌아온 그림자 '캔디스'
조가 LA에서 만난 새로운 '당신'은 바로 애나브린 마트의 공동 소유주이자 셰프인 '러브 퀸'입니다. 벡과는 달리 러브는 솔직하고 따뜻하며 강인한 내면을 지닌 것처럼 보입니다. 그녀는 남편을 잃은 슬픔을 간직하고 있지만 긍정적으로 살아가려 노력합니다. 조는 벡에게서 찾지 못했던 안정감과 진정한 교감을 러브에게서 느낍니다. 그는 러브 퀸이야말로 자신의 운명이라고 확신하며 그녀와 완벽한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는 진심으로 '윌 베텔하임'으로서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합니다. 러브 역시 다정하고 지적인 윌(조)에게 강하게 이끌립니다. 하지만 조의 낙원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조를 찾아 LA까지 쫓아온 캔디스가 그의 앞에 나타난 것입니다. 캔디스는 조의 실체를 폭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러브의 쌍둥이 동생 '포티 퀸'에게 접근합니다. 캔디스는 '에이미 아담'이라는 가명으로 포티와 연인 관계가 되면서 조와 러브의 주변을 맴돕니다. 조는 자신의 정체가 탄로 날까 봐 전전긍긍합니다. 캔디스는 끊임없이 조를 자극하며 그를 궁지로 몰아넣습니다. 조는 러브와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캔디스를 막아야만 합니다. 동시에 헨더슨의 실종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이웃 델릴라(엘리의 언니)의 의심도 피해야 합니다. 조는 사랑을 지키기 위해 또다시 위험한 계획들을 세우기 시작합니다.
펜 배즐리와 빅토리아 페드레티의 소름 돋는 앙상블
넷플릭스 너의 모든것 시즌2의 몰입감은 두 주연 배우의 연기에서 나옵니다. 조 골드버그 역의 펜 배즐리(Penn Badgley)는 시즌1보다 한층 더 복잡해진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합니다. 그는 사랑에 빠진 남자의 다정한 눈빛과 자신의 계획이 틀어질 때 드러나는 냉혹한 살인마의 모습을 자유롭게 오갑니다. 특히 캔디스의 등장으로 인해 느끼는 불안감과 초조함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시청자마저 그에게 감정 이입하게 만듭니다. 펜 배즐리의 매력적인 내레이션은 여전히 이 드라마의 핵심이며 그의 왜곡된 논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이 끔찍한 스토커를 응원하게 되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시즌2의 진정한 주인공은 러브 퀸을 연기한 빅토리아 페드레티(Victoria Pedretti)입니다. 그녀는 '힐 하우스의 유령'에서 보여준 연약한 모습과는 정반대의 매력을 선보입니다. 빅토리아 페드레티는 따뜻하고 매력적인 LA 여성의 모습부터 상처받은 영혼의 불안정함까지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줍니다. 그녀는 조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순수한 모습과 어딘지 모르게 강렬한 집착을 동시에 표현하며 캐릭터에 입체감을 불어넣었습니다. 두 배우가 만들어내는 화학작용은 달콤한 로맨스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긴장감이 감돌며 극을 압도합니다.
당신과 나의 모든 것 충격적인 결말 (스포일러 주의)
지금부터 넷플릭스 너의 모든것 시즌2 결말에 대한 강력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는 헨더슨 사건을 파헤치던 델릴라가 자신의 유리 감옥을 발견하자 그녀를 감금합니다. 그는 러브와 함께 멕시코로 도망칠 계획을 세우고 델릴라를 며칠 뒤 풀어주려 했습니다. 하지만 조가 잠시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났을 때 델릴라는 이미 싸늘한 주검이 되어 있었습니다. 조는 자신이 델릴라를 죽였다고 자책하며 절망합니다. 그 순간 캔디스가 나타나 모든 것을 알게 된 러브를 유리 감옥으로 데려옵니다. 캔디스는 조의 실체를 러브에게 폭로하며 조를 함정에 빠뜨립니다. 하지만 그 순간 상상조차 못 했던 반전이 일어납니다. 러브가 깨진 병으로 캔디스의 목을 찔러 살해한 것입니다. 조가 충격에 빠진 사이 러브는 충격적인 고백을 시작합니다. 사실 러브 역시 조와 똑같은 집착과 살인 성향을 가진 소시오패스였습니다. 그녀는 과거 포티를 성추행했던 오페어(보모)를 살해했고 조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델릴라와 캔디스까지 죽인 것입니다. 러브는 조의 모든 것을 알고 있었으며 그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조는 자신과 똑같은 살인마인 러브의 모습에 경악합니다. 그는 자신이 원했던 완벽한 사랑이 이것이 아님을 깨닫습니다. 러브는 마지막 카드로 자신이 조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고백합니다.
전 시즌을 뛰어넘는 영리한 속편의 매력
넷플릭스 너의 모든것 시즌2는 단순한 반복이 아닌 영리한 변주를 통해 시즌1을 성공적으로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LA라는 새로운 배경은 드라마의 분위기를 180도 바꾸었으며 조가 경멸하는 웰빙 문화와 SNS 인플루언서들에 대한 풍자는 더욱 날카로워졌습니다. 캔디스의 등장은 '쫓는 자'였던 조를 '쫓기는 자'로 만들며 시즌 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시켰습니다. 하지만 이 시즌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단연 '러브 퀸' 캐릭터와 충격적인 반전입니다. 시청자들은 조의 새로운 사랑이 벡처럼 희생자가 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너의 모든것 시즌2는 그 예상을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조가 자신과 똑같은 거울 같은 존재를 만났다는 설정은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물론 이번 시즌에도 비현실적인 설정은 존재합니다. LA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연쇄 살인과 증거 인멸 과정은 여전히 허술하게 느껴집니다. 또한 포티 퀸 캐릭터가 후반부 진실에 너무 쉽게 도달하는 과정은 다소 작위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의 모든것 시즌2는 로맨스 스릴러 장르가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을 극대화한 수작입니다. 조와 러브라는 두 괴물이 만나 완성된 이 기괴한 러브 스토리는 다음 시즌을 기다릴 수밖에 없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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