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주 장승조 주연, 모범형사, 베테랑 형사와 엘리트 형사의 케미

진실을 좇는 형사들, 그들이 진짜로 추적한 것은 무엇인가

JTBC 드라마 모범형사는 화려한 액션보다 묵직한 감정과 진실의 무게로 시청자에게 깊은 울림을 준 작품입니다. 2020년 시즌 1이 방영되었고, 2022년에는 시즌 2까지 제작되며 꾸준한 인기를 이어갔습니다. ‘진짜 형사’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 드라마는 사건의 이면, 언론과 권력, 그리고 사람 사이의 신뢰와 배신을 밀도 있게 그려냅니다. 주인공들은 화려하지도 않고 완벽하지도 않지만, 그만큼 더 현실적인 인물들입니다. 그들이 좇는 것은 단순한 범인의 얼굴이 아니라, 무너진 정의와 감춰진 진실입니다.

낡은 수첩과 촉으로 버티는 형사, 강도창

인천서 강력2팀 형사 강도창은 형사 경력 18년 차입니다. 화려한 프로파일링이나 과학 수사와는 거리가 먼, 말 그대로 ‘현장에서 굴러온’ 형사입니다. 정보도 없고, 힘도 없고, 말단 형사이지만 오랜 시간 현장을 누빈 경험과 끈질긴 감이 무기입니다. 강도창은 5년 전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사형 선고를 받은 이대철이 무죄일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접하고, 다시 사건을 파고들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찜찜함에서 시작된 의심이었지만, 파고들수록 드러나는 사건의 비정상적인 처리, 증거 조작, 그리고 언론과 검찰의 결탁은 강도창을 진실의 중심으로 끌어들입니다. 그 과정에서 그는 경찰 내부의 관성, 외부의 압력, 그리고 자기 자신과도 끊임없이 싸우게 됩니다.

정의감으로 똘똘 뭉친 엘리트 형사, 오지혁

강도창과 함께 사건을 파헤치는 또 다른 주인공은 서울청 특수수사팀 출신 엘리트 형사 오지혁입니다. 그는 냉철하고 조용한 인물이지만 누구보다 정확하고 논리적인 수사를 펼칩니다. 겉보기에 강도창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우며 환상의 공조를 보여줍니다.

오지혁은 형을 죽음으로 몰고 간 배경에도 수상한 점이 있다고 보고, 자신의 개인적인 진실을 좇으며 강도창과의 수사에 뛰어듭니다. 이처럼 ‘모범형사’는 하나의 살인사건을 파고드는 동시에, 두 형사의 성장과 진실 추적이라는 이중 서사를 쌓아올리며 깊이를 더합니다.

감춰진 진실, 드러나는 권력의 민낯

이 드라마의 핵심은 단순히 사건 해결이 아닙니다. 수사를 통해 드러나는 것은 개인의 범죄가 아니라, 권력과 이익을 위해 진실을 왜곡하는 거대한 구조입니다. 억울하게 사형선고를 받은 이대철의 사건은 단지 시작에 불과하고, 그 뒤에는 언론, 기업, 검찰, 경찰 고위층까지 얽힌 거대한 부패의 실체가 숨어 있습니다.

강도창과 오지혁은 증거를 조작한 경찰 내부의 동료와도 싸워야 하고, 언론의 왜곡 보도에 맞서야 하며, 검찰의 외면에도 맞부딪쳐야 합니다. 그들이 선택한 방식은 결코 드라마틱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집요하게 발로 뛰고, 기초적인 사실에서 실마리를 찾아가며, 한 사람 한 사람의 말을 귀담아듣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모범형사’는 정의를 외치는 영웅담이 아니라, 고요하지만 끈질긴 진실의 기록처럼 다가옵니다.

캐릭터들이 살아있는 드라마

이 드라마가 더욱 힘을 가지는 이유는 캐릭터들의 입체성에 있습니다. 강도창 역을 맡은 손현주는 평범한 형사의 모습에 진심과 고집, 애잔함을 더해 독보적인 존재감을 선보였습니다. 특히 말보다 눈빛과 표정으로 전하는 감정선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오지혁 역의 장승조는 냉정하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함께 표현하며 새로운 형사 캐릭터를 완성했습니다.

두 사람 외에도 사건에 연루된 이들, 피해자의 가족, 동료 형사, 기자, 검찰 등 모든 인물들이 각자의 입장을 가지고 살아 움직입니다. 누구 하나 단순히 선하거나 악하지 않고, 각자의 선택이 만들어내는 파장이 드라마의 서사를 풍성하게 만듭니다.

제작진의 완성도 높은 연출과 구성

모범형사는 JTBC가 제작하고 조남국 감독이 연출을 맡았습니다. 조남국 감독은 이전에도 '추적자 THE CHASER', '황금의 제국' 등을 통해 현실적인 사회 문제와 인간의 심리를 묵직하게 풀어내는 연출로 호평을 받은 바 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복잡한 사건 구조와 감정의 결을 세밀하게 짚어내며 몰입도를 끌어올렸습니다.


극본은 최진원이 맡아 정교하고 탄탄한 대본을 선보였으며, 사건과 인간 이야기가 균형을 이루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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